가끔씩 난데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면 짜증이 밀려온다.
필요하지도 않은 대출을 받으라거나 "000 고객님이시죠?"로 시작하여 결론은 제품 구매 권유 전화가 그렇다. 이럴 경우에는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필요없어요"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을 것이다.
대출 권유의 경우, 무작위로 전화번호를 눌러서 아무에게나 권유해보고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영업방법을 취하고 있지만 이름을 알고 전화하는 곳은 대부분 마케팅 동의를 받았거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DB를 입수한 곳일 것이다.
보험회사의 전화 마케팅은 크게 3가지 방법으로 진행된다.
첫째는 보험회사의 상담 전화번호를 여러곳에 홍보하여 상담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비교적 비용이 많이 들고 효과 측정이 어렵다. AIG생명이나 교보생명이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낮시간대의 TV 광고 중에 AIG생명 광고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둘째는 고객이 보험회사의 사이트에 방문하여 보험설계를 하면 전화를 걸어서 상담을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보험 가입의사가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보험 가입 체결율이 높은 편이며 정확한 효과측정이 가능하다. 다만, 고객을 웹사이트로 방문하게 하기 위해서 이벤트나 다양한 광고를 집행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동양생명, 신한생명 등이 이 방법을 잘 활용하고 있는데, 상담하고 싶지 않은 고객에게도 전화를 하기 때문에 고객을 불편하게 만들 여지를 안고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 방법은 이벤트를 진행해서 경품으로 고객정보를 얻는 방법으로 TM영업이라고 부른다. 포탈이나 유명 쇼핑몰 등에서 이벤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마케팅 동의를 해주면서도 어느 업체에 자신의 정보를 가지고 가는지 모른다. 이런 이유로 고객은 전화를 받고 스펨 전화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방법을 통한 보험 체결률은 극히 미비하다. 하지만 신규 고객을 발굴해서 고객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보험회사가 진행하는 방법이다.
마케터 입장에서 매출을 올리는 방법이라면 법은 피해 가고 싶고 고객의 불평쯤은 무시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불법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보다 많은 DB를 확보하길 원하고 고객이 물불 가리지 않고 전화를 걸어서 유혹하고 싶어진다. 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면 선을 넘고 마는 것이다. 특히 대출회사처럼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일하는 마케터라면 그 유혹이 더 클것이다. 요즘 대출회사들의 영업 형태를 보면 이미 선을 넘어선 것 같다.
보험회사도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터의 머리속에선 선을 넘고 싶은 유혹의 손길이 그 실체를 보여 줄 것이다. 서서히...